선행학습은 정말 효과가 있을까요?
선행학습이란 학교 진도보다 앞서 배우는 것을 말하는데, 효과가 있느냐 없느냐는 사실 과목과 깊이에 따라 크게 갈립니다. 수학처럼 앞 단원을 알아야 다음이 풀리는 누적형 과목은 어려운 부분을 미리 한 번 접해두면 학기 중에 숨통이 트이는 것이 분명한 장점인데, 처음 보는 개념을 수업에서 곧바로 이해하기란 쉽지 않다 보니 한 번이라도 눈에 익혀둔 학생은 같은 수업을 들어도 받아들이는 깊이가 다르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진도만 빠르게 빼고 넘어가는 겉핥기식 선행인데, 이런 경우 정작 학교 수업에서 이미 아는 내용이라는 생각에 집중을 놓치게 되고 막상 시험에서는 깊이 있게 이해한 게 아니라 점수로 이어지지 않는 일이 흔합니다. 결국 선행 자체가 좋고 나쁜 게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가 결과를 가른다고 보는 편이 정확하며, 여기에 더해 2014년부터 시행된 공교육정상화법에 따라 학교 시험과 입시에서는 교육과정을 앞서는 내용을 출제할 수 없다는 점까지 생각하면, 무작정 진도를 앞당기는 것이 정답이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럼 어디까지가 적당할까요?
흔히 말하는 적정선은 한 학기에서 길어야 1년 정도인데, 그보다 더 앞서가면 정작 학교에서 배울 때쯤 앞에서 한 내용을 잊어버려 같은 단원을 두 번 공부하는 비효율이 생기기 쉽습니다. 무리한 선행이 오히려 시간을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여기서 나오는 셈인데, 적정선은 학년에 따라 달라지므로 아래 기준을 참고해 우리 아이 상황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 학년 | 권장 방향 |
|---|---|
| 초등 | 선행보다 독서·기초 연산·바른 학습 습관이 먼저 |
| 중등 | 수학은 한 학기~1년 선행, 영어는 꾸준한 누적이 핵심 |
| 고등 | 현행 심화가 기본, 상위권은 수학 위주 선행이 도움 |
초등 단계에서는 진도를 앞서가기보다 책을 많이 읽어 어휘와 사고력을 키우고 연산과 공부 습관을 단단히 잡아두는 편이 길게 보면 훨씬 유리한데, 중등에 올라가면 개념이 차곡차곡 쌓이는 수학에 한해 가벼운 선행이 도움이 되는 반면 영어는 선행이라는 개념보다 매일 꾸준히 쌓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고등은 이미 배운 내용을 깊이 있게 다지는 것이 먼저여서, 현행을 충분히 소화한 상위권 학생이 수학을 한 걸음 앞서 보는 정도가 가장 현실적입니다.
과목마다 효과가 다른 이유
같은 선행이라도 과목에 따라 효과가 다른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는데, 수학은 앞 단원의 개념이 뒤 단원의 도구가 되는 구조라서 미리 익혀두면 이득이 크지만, 국어는 한 학기 먼저 진도를 나간다고 실력이 오르는 과목이 아니라 평소의 독서량과 글을 읽고 생각하는 힘이 점수를 좌우합니다. 영어 역시 단어와 문장을 매일 접하며 쌓아가는 누적의 과목이라 진도를 앞당기는 것보다 꾸준함이 훨씬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에, 선행을 고민할 때는 이 과목이 정말 미리 배워서 이득을 보는 과목인지부터 따져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선행보다 중요한 한 가지
사실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학년이나 과목이 아니라 지금 우리 아이의 이해도인데, 현재 학교 진도조차 버거운 아이에게 선행을 시키면 모르는 것 위에 모르는 것을 쌓는 꼴이 되어 실력은 늘지 않고 자신감만 떨어지기 쉽습니다. 반대로 지금 배우는 내용이 쉽고 여유가 있는 아이라면 선행이 좋은 자극이 되어 학습 의욕을 끌어올리기도 하므로, 선행을 시작하기 전에는 지금 배우는 내용을 스스로 설명할 수 있는지부터 확인해 보길 권합니다. 만약 설명이 막힌다면 그 단원은 아직 선행으로 넘어갈 때가 아니라는 신호여서, 복습으로 구멍을 메운 뒤에 선행에 들어가야 비로소 효과가 납니다.
여름방학에는 어떻게 배분할까요?
여름방학은 복습과 선행을 한꺼번에 챙길 수 있는, 학기 중에는 좀처럼 내기 어려운 시간이라서 1학기에 약했던 단원을 먼저 메우고 거기서 남는 힘으로 다음 학기 앞부분을 가볍게 훑는 정도가 가장 균형 잡힌 방법입니다. 특히 수학은 2학기 초반 단원을 미리 한 번 봐두면 개학 후에 느끼는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데, 다만 방학 내내 선행 진도만 빼겠다는 계획은 대개 끝까지 가지 못하고 정작 메웠어야 할 1학기 구멍은 그대로 남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복습이 먼저이고 선행은 그다음이라는 순서만 지켜도 방학을 훨씬 알차게 보낼 수 있으며, 결국 남들의 속도에 휩쓸리기보다 우리 아이의 이해도에 맞춰 한 걸음 앞서가는 것이야말로 선행학습을 제대로 활용하는 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