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셈이 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구구단을 외우기 전에 반드시 짚어야 할 게 곱셈은 같은 수를 여러 번 더하는 것이라는 원리인데, 이걸 모르고 2 곱하기 3은 6이라고 입으로만 외우면 응용이 전혀 안 됩니다. 2 곱하기 3은 2를 세 번 더한 것, 즉 사탕 2개씩 묶음이 3개라서 6개라는 걸 그림이나 실제 사물로 보여주면, 아이가 곱셈을 외우는 게 아니라 이해하게 됩니다.
이 원리를 잡아두면 아이가 구구단을 까먹어도 스스로 더해서 답을 찾을 수 있고, 나중에 나눗셈이나 분수로 넘어갈 때도 무너지지 않습니다. 바둑돌이나 블록을 묶음으로 늘어놓고 세어보게 하는 게 가장 좋은데, 손으로 만지며 곱셈을 경험한 아이는 숫자만 외운 아이와 출발선이 다릅니다.
쉬운 단부터, 이 순서로
구구단을 2단부터 순서대로 외우는 게 당연해 보이지만 사실 가장 비효율적인데, 난이도 순으로 가는 게 훨씬 빠릅니다. 가장 쉬운 건 2단, 5단, 그리고 그냥 같은 수가 나오는 1단이라서 여기서 자신감을 붙이고, 다음에 규칙이 예쁜 9단을 넣으면 아이가 신나합니다.
9단은 답의 십의 자리가 하나씩 커지고 일의 자리가 하나씩 작아지는 데다 두 자리를 더하면 항상 9가 되는 규칙이 있어서, 이런 패턴을 발견하게 해주면 아이가 외운다기보다 가지고 논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가장 어려운 7단, 8단은 맨 마지막에 두고, 이미 외운 단들과 겹치는 부분을 빼면 진짜 새로 외울 건 몇 개 안 된다는 걸 보여주면 부담이 확 줄어듭니다.
| 순서 | 단 | 이유 |
|---|---|---|
| 1 | 2단·5단 | 가장 쉬움·자신감 |
| 2 | 1단·9단 | 규칙이 예뻐 재미 |
| 3 | 3단·4단·6단 | 중간 난이도 |
| 4 | 7단·8단 | 가장 어려움·맨 마지막 |
외우기 싫어할 때는 이렇게
구구단은 결국 입에 붙이는 암기도 필요한데, 책상에 앉혀 종이로만 외우게 하면 아이가 금방 지칩니다. 구구단 노래로 흥얼거리게 하거나, 계단을 오르내리며 한 칸에 하나씩 외치거나, 부모와 번갈아 묻고 답하는 놀이로 만들면 같은 암기라도 훨씬 잘 붙습니다.
무엇보다 틀렸을 때 한숨을 쉬거나 이것도 못 외우냐고 다그치면 아이는 수학 자체를 싫어하게 되니, 어제보다 빨라졌네, 이 단은 다 맞혔네 하고 작은 진전을 알아주는 게 중요합니다. 구구단을 못 외우는 건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아직 충분히 반복하지 않았을 뿐이라, 매일 짧게 즐겁게 반복하는 집이 결국 가장 빨리 끝냅니다.
끝으로 구구단을 다 외운 뒤에도 가끔씩 거꾸로 물어봐 주는 게 좋은데, 6 곱하기 7만 묻지 말고 42는 몇 곱하기 몇이지 하고 거꾸로 물으면 아이가 곱셈을 진짜로 이해했는지 드러납니다. 이렇게 양방향으로 익혀두면 나중에 나눗셈을 배울 때 따로 고생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넘어가는데, 나눗셈이 결국 구구단을 거꾸로 떠올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구구단은 초등 수학의 가장 기초 벽돌이라 여기서 단단히 다져두면 분수도 약수도 한결 수월해지니, 빨리 외우는 것보다 정확하고 자유자재로 쓰는 데까지 가는 것을 목표로 삼으시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