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법은 외우는 게 아니라 노출되는 겁니다
맞춤법을 잡겠다고 규칙을 외우게 하는 부모님이 많은데, 사실 우리가 맞춤법을 아는 건 규칙을 외워서가 아니라 올바르게 쓰인 글을 수없이 봐왔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맞춤법을 가장 확실하게 잡는 방법은 역설적이게도 책을 많이 읽는 것인데, 바른 문장에 반복해서 노출된 아이는 어색한 맞춤법을 보면 뭔가 이상하다고 느끼는 감각이 저절로 생깁니다.
반대로 요즘 아이들이 맞춤법을 자주 틀리는 큰 이유 중 하나가 채팅이나 영상 자막에서 소리 나는 대로 적은 글, 일부러 틀리게 쓴 유행어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라, 책 읽는 시간을 늘리는 것만으로도 맞춤법은 상당히 좋아집니다. 규칙 암기는 그다음이고, 노출이 먼저라는 순서를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아이들이 가장 많이 틀리는 다섯 가지
초등학생이 틀리는 맞춤법은 의외로 몇 가지로 정해져 있어서, 이 다섯 가지만 잡아도 일기장이 확 깨끗해집니다. 가장 흔한 게 되와 돼인데, 헷갈릴 때는 되 자리에 하를, 돼 자리에 해를 넣어보면 되는 게 신기하게 맞습니다. 안돼를 안해로 바꿔서 말이 되면 안 돼가 맞는 식입니다.
그다음이 안과 않인데, 안은 아니의 줄임말이고 않은 아니하의 줄임말이라, 안 먹어처럼 띄어 쓰고 아니 먹어로 풀리면 안, 먹지 않아처럼 아니하로 풀리면 않을 씁니다. 이 외에도 갔다와 같다, 며칠과 몇일, 어떻게와 어떡해를 자주 헷갈리는데, 한꺼번에 다 가르치려 하지 말고 아이가 그 단어를 틀렸을 때 그 자리에서 한 번씩 짚어주는 게 훨씬 오래갑니다.
| 자주 틀림 | 맞는 것 | 구분법 |
|---|---|---|
| 되/돼 | 안 돼 | 하/해 넣어보기 (안 해→돼) |
| 안/않 | 안 먹어, 먹지 않아 | 아니/아니하로 풀어보기 |
| 며칠/몇일 | 며칠 | 몇일은 항상 틀림 |
| 어떻게/어떡해 | 둘 다 맞음 | 어떻게 해→어떡해 |
| 낳다/낫다 | 감기가 낫다 | 아기를 낳다, 병은 낫다 |
혼내지 않고 고치는 법
맞춤법을 고칠 때 가장 중요한 원칙은 글의 내용을 먼저 칭찬하고 맞춤법은 슬쩍 짚는 것인데, 아이가 일기에 솔직한 마음을 적었다면 그 마음을 먼저 읽어주고 알아준 다음에야 여기 이 글자는 이렇게 쓰는 거야 하고 한두 개만 가볍게 알려주는 게 맞습니다. 한 편에서 틀린 걸 다 고치려 들면 아이는 자기 글이 통째로 부정당했다고 느껴서 다음부터 짧고 안전한 글만 쓰게 됩니다.
또 효과적인 방법이 아이가 좋아하는 주제로 짧은 글을 자주 쓰게 하는 건데, 좋아하는 게임이나 만화 이야기를 쓰게 하면 분량이 늘고 그만큼 맞춤법을 만나는 횟수도 늘어 자연스럽게 교정됩니다. 맞춤법은 단거리 경주가 아니라 몇 년에 걸쳐 천천히 잡히는 것이니, 올해 안에 다 고치겠다는 마음을 내려놓고 틀려도 괜찮은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게 결국 가장 빠른 길입니다.
한 가지 덧붙이면, 아이가 스스로 자기 글을 다시 읽어보는 습관을 들이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다 쓴 다음 소리 내어 한 번 읽어보게 하면 어색한 부분을 아이 스스로 발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부모가 빨간 펜으로 고쳐주는 것과 차원이 다른 학습입니다. 누가 지적해서 고친 건 금방 잊지만 스스로 찾아 고친 건 오래 남기 때문입니다. 처음엔 거의 못 찾아도 괜찮고, 다시 읽어보는 행동 자체를 칭찬해주면 점점 자기 글을 점검하는 눈이 생기는데, 이 눈이 결국 맞춤법뿐 아니라 글쓰기 실력 전체를 끌어올립니다.